미술책을 펼치면 언제나 설렌다. 어떤 그림을 만나게 될까? 저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난 어떤 그림을 가장 좋아하게 될까? 이 책은 페이스북에 3년 동안 써왔던 글들을 모아서 보강하고,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던 내용을 새로 써서 보충하는 작업을 거쳐 나왔다고 한다. 인간 조건, 삶의 기쁨, 의복에 비친 세상이란 세 개의 주제로 총 60편의 작품에관한 얘기를 만날 수 있었다.화가의 일생에 대해서 개괄적으로 설명을 하고,그림 한 점을 보여 준다. 그림을 한번 들여다보고 어떤 느낌이 드는지 잠깐 생각해보고,뒷 페이지로 넘어가면 작가의 얘기를 들을 수 있다.그 그림과 관련된 소설,영화에 관한 얘기, 그림이 몰고온 파장, 시대적 배경과 그 당시의 문화와 더불어 그림에 관한 상세한 설명을 듣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귀스타브 카유보트 (1848~1894) 의 <마루 깎는 사람들>이란 그림을 좋아한다. 노동현장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의 모습에 힘이 느껴져서 이기도 하고,창으로 고스란히 반짝이는 햇빛과 깎여져 나온 나무의 질감이 너무나 생생하기 때문이다. 사진이라고 해도 될정도로 사실적인 저 그림은 언제나 내 시선을 끈다. 하지만,그 당시 이 그림은 살롱에 출품했으나 낙선했다. 농경사회의 전통으로 농민에 대한 거부감은 덜했지만,도시 노동자 계급은 하찮게 여겨지던 것이 그때의 분위기였다고 한다. 현실에서의 계급이 그림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니 비평가들의 좋은 평을 얻기 위해서는 소재,주제를 택하는 것도 신중을 기해야 했을것 같다.조르주 쇠라(1859~1891)의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는 점묘법으로 그려진 대표적인 그림인데,이 그림을 소개하면서 저자는 임팩트 없는 삶의 비애 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고 있다. 예술가가 역사적으로 이름을 남기기 위해서는 실력이 가장 우선순위이긴 하지만, 임팩트 있는 삶을 살았거나 인위적인 신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조금은 씁쓸하기도 했다.프랑수아 부셰 (1703~1770) 의 <퐁파두르 후작 부인의 초상>을 볼때면 화려한 드레스의 윤기나는 질감과 자연스러운 주름,수십 송이의 꽃등 세밀함과 화려함에 한참을 들여다 보게 된다. 이 드레스는 17세기 바로크 패션에서 18세기 로코코 패션으로 넘어 오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 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3장 <의복에 비친 세상>을 통하여 의복의 변화,유행의 변천사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양하게 펼쳐보이고 있다.그림을 많이 보는 편이긴 하지만 미국화가들의 작품을 만나게 되는 경우는 드문데, 미국화가들의 작품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수확이라면 수확일 수도 있겠다. 서부 풍경화를 주로 그렸던 에드거 알윈 페인 을 통해 서부 풍경화가 어떤 목적으로 그려졌는지를 들을 수 있었고, 조지 웨슬리 벨로스 의 <부두의 사람들>이란 그림에서는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온 이민자들의 삶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이처럼 그림은 참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림 한 점에 담겨 있는 이야기들을 듣다보면 그 시대의 생활상, 그림에 얽힌 역사, 어느 한 점 헛으로 그려진 것들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건 바로 화가들이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작품을 탄생시키느냐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림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긴 하지만,이렇게 주제에 따라 그림을 선정해서 보여 주니,조금 더 깊이 있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읽는 즐거움이 더해진 특별한 그림 안내서
미술작품은 해석을 요구한다. 당대에 갖고 있던 의미와 오늘날의 관객들이 받아들이는 의미는 다르다. 작품의 의미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형되면서 해석과 재해석을 요구한다. 수년간 예술사 연구와 저술 작업을 해온 저자는 평균적인 교양을 갖춘 미술애호가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연대기 순으로 예술사의 쟁점을 나열하는 방식을 피하고 예술사와 역사, 양쪽에서 문제가 되는 작품들을 선정했다. 상투적인 해석을 배제하고 작품이 처해 있는 역사적 맥락과 미술사의 발전과정을 유기적으로 파악하려고 했으며 일화를 곁들여 읽는 즐거움을 더했다.
1부 인간 조건
1. 천재에 대한 아쉬움 : 디에고 벨라스케스, 세비야의 물장수(1618~22)
2. 역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 귀스타브 쿠르베, 돌 깨는 사람들(1849)
3. 노동자는 안 되고 농민은 된다 : 장 프랑수아 밀레, 저녁종(1859)
4. 익명의 탄생 : 로버트 다울링, 거리의 아침식사(1859)
5. 센 강에서의 빨래 : 오노레 도미에, 세탁부(1863년경)
6. 너무 하찮아서 낙선한 그림 : 귀스타브 카유보트, 마루 깎는 사람들(1875)
7. 인간의 고통을 짊어진 성자 : 일리야 레핀, 어색해하는 농부(1877)
8. 절망의 바닥에서 예술에 이르다 : 빈센트 반 고흐, 석탄 자루를 나르는 광부의 아내들(1882)
9. 재봉사의 노래 : 크리스티안 크로그, 기진맥진한 아침(1885)
10. 몽마르트르의 세탁부 :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 세탁부(1884~88)
11. 무대 뒤에서 : 에드가 드가, 대기(1882)
12. 거리의 소년들 : 폴 샤를 쇼카른 모로, 빵집 소년과 굴뚝 청소부(19세기말)
13. 죽음은 나를 평생 따라다녔다 : 에드바르트 뭉크, 임종 침대 옆에서(1895)
14. 타락한 여인을 벌하라 : 조반니 세간티니, 나쁜 어머니들(1894)
15. 서부의 신화와 현실 : 에드가 알윈 페인, 광활한 하늘(1910~20년대)
16. 브루클린 부두의 이민 노동자들 : 조지 웨슬리 벨로스, 부두의 사람들(1912)
17. 맨해튼의 여름밤 : 조지 웨슬리 벨로스, 절벽 거주자들(1913)
18. 베를린, 밤의 여인들 : 에른스트 루드비히 키르히너, 포츠담 광장(1914)
19. 벼랑 끝에 내몰린 사람들 : 메이너드 딕슨, 잊혀진 사람(1834)
20. 카메라로 세상의 부당함에 맞서다 : 고든 팍스, 아메리칸 고딕(1942)
2부 삶의 기쁨
1. 경을 친 사제 : 한스 멤링, 목욕하는 밧세바(1485)
2. 산타클로스가 왔다 갔다네 : 얀 스테인, 성 니콜라스 축일(1665~68)
3. 그림 속 그림 : 가브리엘 메추, 편지 읽는 처녀(1665년경)
4. 무릉도원의 하루 : 난핀파 화가, 학, 복숭아나무, 모란(18세기 초)
5. 완전한 입맞춤 : 프란체스코 하예츠, 입맞춤(1859)
6. 바캉스의 탄생 : 클로드 모네, 트루빌의 로슈 누아르 호텔(1870)
7. 엇갈리는 시선들의 공간 :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오페라 박스(1874)
8. 파리, 모더니티 : 귀스타브 카유보트, 파리의 거리: 비오는 날(1877)
9. 임팩트 없는 삶의 비애 : 조루즈 쇠라,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1886)
10. 정원에서의 배드민턴 : 찰스 에드워드 페루지니, 여름 소나기(1888)
11. 집안의 보배 : 메리 커새트, 아이의 목욕(1893)
12. 아름다운 시절 : 줄리어스 르블랑 스튜어트,
1897년 불로뉴 숲에서 푸조 자동차를 모는 골드스미스 가의 여인들(1901)
13. 마로니에 아래 앉아 있는 뮤즈 : 모리스 드니, 뮤즈(1893)
14. 죽음과 쾌락의 합일 : 구스타프 클림트, 키스(1908년경)
15. 스칸디나비아식 삶 : 칼 라르손, 숙제하는 에스비에른(1912)
16. 화가가 된 서커스 소녀 : 쉬잔 발라동, 튤립 꽃다발(1927)
17. 벽난로가 있는 실내 : 에두아르 뷔야르, 벽난로 앞의 에셀 부인(1918)
18. 뉴욕의 황금시대 : 모리스 브라질 프렌더가스트, 센트럴 파크(1900)
19. 영국 귀족, 미국 부자 : 존 싱어 사전트, 말보로 공작 가족(1905)
20. 브로드웨이 찬가 : 피트 몬드리안, 브로드웨이 부기우기(1943)
3부 의복에 비친 세상
1. 성모의 푸른 옷 : 필리피노 리피, 성모와 아기 예수(1483~84)
2. 옷 벗은 남자, 옷 입은 여자 : 산드로 보티첼리, 베누스와 마르스(1483년경)
3. 벌거벗은 예수 :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매장(1500년경)
4. 지옥의 아가리가 토해낸 악마 : 피테르 브뢰헬, 결혼식 춤(1566년경)
5. 나 아닌 여자들에게 비단 스타킹을 불허한다 : 아이작 올리버,
엘리자베스 1세의 무지개 초상화(1602)
6. 러프의 크기 : 렘브란트 판 레인, 선박제조업자 얀 레익선과 그의 부인 그리트 얀스(1633)
7.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 : 디에고 벨라스케스, 푸른 드레스의 마르가리타 공주(1659)
8. 더 우아하게, 더 화려하게 : 프랑수아 부셰, 퐁파두르 후작 부인의 초상(1756)
9. 혁명의 추억 : 프랑수아 제라르, 레카미에 부인의 초상(1805년경)
10. 남성복의 획일성 :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베르탱 씨의 초상(1832)
11. 유행의 탄생 : 앙리 제르벡스, 파캥 의상실의 오후 다섯시(1906)
12. 아름다운 감옥-크리놀린 드레스 : 클로드 모네, 정원의 여인들(1866)
13. 예술을 입다-유미주의 의상 :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몬나 반나(1866)
14. 모자 철학 : 에두아르 마네, 오페라의 가면무도회(1873)
15. 검정의 사회학 : 에두아르 마네, 파리지엔(1876)
16. 진홍색 탐구 : 존 싱어 사전트, 집에 있는 닥터 포찌(1881)
17. 여인들의 행복 : 에드가 드가, 모자점(1879~86)
18. 여성들, 바지를 입다 : 장 베로, 불로뉴 숲에서 자전거 타기(1900년경)
19. 일하는 여성들을 위하여 : 파울 피셔, 코펜하겐 브레게드 가(1920년대)
20. 패션이 아니라 스타일입니다 : 헬무트 뉴튼, 이브 생로랑, 르 스모킹(1975)
카테고리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