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로드를 읽는 가장 불편한 지점은 아버지와 아들로부터 잠시 눈을 거두어 그들을 위협하는 살인자들을 쳐다볼 때이다. 살기 위해 인간을 사냥하고, 팔과 다리를 절단한 뒤 식량으로써 그들을 여전히 생존시키는 움막의 무명인들이 오히려 지금의 우리라고 작가는 되묻고 있는 것 같다.물론 몇몇은 기대할 것 없는 미래를 살기보다 차라리 거리에서 죽음을 맞으려 집을 나선 아버지의 아내이자 아들의 어머니인 여성에게 감정을 이입시키려 들지도 모른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는 것은 쉽게 지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고, 오히려 더 로드에서 유일하게 인간으로서의 자존을 지킨 인물이라며 그녀를 발굴해낸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다. 어찌되었건 이건 우리의 삶에 대한 표현이다.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남자의 성을 어머니와 딸이라는 여자의 성으로 바꾼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 작가는 보편적이다 못해 서너 단어 이상을 필요로 않는 흔한 이야기를 한 편의 소설로 완성해낸다. 그리고 그 안엔 너무도 간결해 더 이상의 감량이 불가능해 보이는 문장들이 들어차 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이 간결한 작품은 읽는 내내, 그리고 머릿속에 내용물이 자리를 차지한 이후에 끊임없이 질문을 쏟아낸다.질문의 이데올로기엔 소설을 통해 현재를 해석해내고 싶은 욕망도 있지만, 작가가 제시하는 세계에 반기를 들고 작가의 상상이 만들어낸 픽션이라며 한편으로 치워버리고 싶은 바람도 있다. 그러나 신문의 정치와 사회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글자들을 읽어갈 때면 그가 옳았다고 인정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 죽음의 세상에서 살아남는 일.
묵시록적인 걸작, 로드 The Road
2007년 퓰리처상 수상, 아마존과 뉴욕 타임스 베스트 1위,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 선정, 스티븐 킹이 뽑은 올해의 소설 1위. 모두 코맥 매카시의 로드 를 수식하는 경력들이다.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의 원작자로 국내에 먼저 알려진 소설가 코맥 매카시는, 저명한 평론가인 해럴드 블룸의 극찬을 받은 세계적인 작가이다.
그는 이 작품을 어린 아들과 함께 여행을 떠났을 때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일흔이 넘은 매카시에게는 아홉 살 어린 아들이 있다. 낡은 호텔에 머무르던 어느 밤, 잠들어 있는 어린 아들을 보며 그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는 오십 년 혹은 백 년 후엔 이 마을이 어떻게 변해 있을지 상상하다가, 산 위로 불길이 치솟고 모든 것이 다 타버린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렇게 해서 소설 로드 가 탄생했다.
소설의 배경은 대재앙으로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은 지구. 폐허가 된 그곳을, 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걸어간다. 남쪽을 향해가는 그들에게는, 생활에 필요한 얼마 안 되는 물품들을 담은 카트와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자살용으로 남겨둔 총알 두 알이 든 권총 한 자루가 전부다. 남자와 소년은 밤마다 추위에 떨었고, 거의 매일 굶주렸다. 식량은 늘 부족했고 숲에 만드는 잠자리는 춥고 불안했다. 수일을 굶다가 운 좋게 먹을거리를 만나면 그들은 주린 배와 카트를 채운다.
남자와 소년의 생존을 위협하는 사건들이 잇따른다. 인간사냥꾼에게 잡힐 뻔하기도 한다. 결국 그 사냥꾼을 향해 남자는 아껴둔 총알 하나를 사용한다. 남자의 총에 맞아 죽은 그 사냥꾼의 시신은 나중에 껍질과 뼈만 그 자리에 남게 된다. 그의 무리들이 삶아먹은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은 말한다. 우리가 사는 게 안 좋니? 아빠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글쎄, 나는 그래도 우리가 아직 여기 있다는 게 중요한 것 같아. 안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났지만 우린 아직 여기 있잖아.
독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묵직한 어떤 것과 만나게 된다. 그것은 이 책을 수식하는 화려한 수상경력으로도 다 말할 수 없는 것. 바로 이 죽음의 세상에서 살아남는 일, 나아가 사랑하는 사람을 이 세상에 남겨놓아야 하는 일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이다. 그것은 희망일까 아니면 절망일까?
A searing, postapocalyptic novel destined to become Cormac McCarthy s masterpiece.
A father and his son walk alone through burned America. Nothing moves in the ravaged landscape save the ash on the wind. It is cold enough to crack stones, and when the snow falls it is gray. They sky is dark. Their destination is the coast, although they don t know what, if anything, awaits them there. They have nothing; just a pistol to defend themselves against the lawless bands that stalk the road, the clothes they are wearting, a cart of scavenged food-and each other.
The Road is the profoundly moving story of a journey. It boldly imagines a future in which no hope remains, but in which the father and his son, each the other s world entire, are sustained by love. Awesome in the totality of its vision, it is an unflinching meditation on the worst and the best that we are capable of: ultimate destructiveness, desperate tenacity, and the tenderness that keeps two people alive in the face of total devas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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