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로드를 읽는 가장 불편한 지점은 아버지와 아들로부터 잠시 눈을 거두어 그들을 위협하는 살인자들을 쳐다볼 때이다. 살기 위해 인간을 사냥하고, 팔과 다리를 절단한 뒤 식량으로써 그들을 여전히 생존시키는 움막의 무명인들이 오히려 지금의 우리라고 작가는 되묻고 있는 것 같다.물론 몇몇은 기대할 것 없는 미래를 살기보다 차라리 거리에서 죽음을 맞으려 집을 나선 아버지의 아내이자 아들의 어머니인 여성에게 감정을 이입시키려 들지도 모른다.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는 것은 쉽게 지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고, 오히려 더 로드에서 유일하게 인간으로서의 자존을 지킨 인물이라며 그녀를 발굴해낸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다. 어찌되었건 이건 우리의 삶에 대한 표현이다.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남자의 성을 어머니와 딸이라는 여자의 ..